자바 개발자가 코틀린으로 넘어가야 할 결정적 이유

오랫동안 JVM(Java Virtual Machine) 생태계의 왕좌를 지켜온 자바. 그 안정성과 방대한 생태계는 수많은 시스템의 근간이 되어왔습니다. 저 또한 풀스택 개발자로서 수년간 자바와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통해 수많은 서비스를 구축하며 그 견고함에 신뢰를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았고, JetBrains가 선보인 코틀린(Kotlin)이라는 현대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는 이제 단순한 대안을 넘어 JVM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이 안드로이드 공식 개발 언어로 채택한 이후, 그 성장세는 폭발적입니다.

많은 자바 개발자들이 코틀린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함께 '굳이 자바를 두고 코틀린을 배워야 할까?', '코틀린이 정말 자바보다 월등히 나은 점이 있는가?'와 같은 현실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입니다. 단순한 문법 소개를 넘어, 지난 수년간 자바와 코틀린을 모두 사용하여 웹 애플리케이션과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해 온 풀스택 개발자의 관점에서, 왜 지금 당장 코틀린으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적 이유'들을 코드와 함께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글의 목표: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은 코틀린이 제공하는 명확한 가치를 이해하고, 기존 자바 프로젝트에 코틀린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코틀린으로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동기와 자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1. 지긋지긋한 NPE로부터의 해방: Null 안전성 (Null Safety)

자바 개발자라면 누구나 NullPointerException(NPE)의 공포를 알고 있습니다. '10억 달러의 실수'라고도 불리는 이 예외는 런타임에 애플리케이션을 중단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수많은 if (obj != null) 체크를 하거나, Java 8에 도입된 Optional을 사용하지만, 이는 코드를 장황하게 만들고 실수를 완벽히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코틀린은 언어 설계 자체에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합니다. 코틀린의 타입 시스템은 Null을 허용하는 타입과 허용하지 않는 타입을 명확하게 구분합니다. 이는 컴파일 시점에 Null 관련 오류를 대부분 잡아낼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코틀린의 Null 처리 방식

코틀린에서는 모든 타입이 기본적으로 Null을 허용하지 않습니다(Non-nullable). 만약 변수에 Null을 할당해야 한다면, 타입 뒤에 ?를 붙여 Null을 허용하는 타입(Nullable)임을 명시해야 합니다.


// 1. Non-nullable 타입 (Null 불가능)
var name: String = "John Doe"
// name = null // 컴파일 에러! Null can not be a value of a non-null type String

// 2. Nullable 타입 (Null 가능)
var address: String? = "123 Main St"
address = null // 가능

// 3. Nullable 타입 사용 시 안전한 접근 강제
// println(address.length) // 컴파일 에러! Only safe (?.) or non-null asserted (!!.) calls are allowed on a nullable receiver

컴파일러는 Nullable 타입의 변수를 직접 사용하려고 하면 에러를 발생시켜 개발자에게 안전한 처리를 강제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한 호출 연산자 (Safe Call Operator): `?.`

객체가 Null이 아닐 경우에만 메서드나 프로퍼티에 접근하고, Null일 경우에는 전체 표현식을 Null로 평가합니다. 자바의 if (obj != null) { obj.method(); }와 유사하지만 훨씬 간결합니다.


val nullableName: String? = "Steve"
val length = nullableName?.length // nullableName이 null이 아니면 길이를, null이면 null을 반환
println(length) // 출력: 5

val nullName: String? = null
val length2 = nullName?.length
println(length2) // 출력: null

엘비스 연산자 (Elvis Operator): `?:`

왼쪽의 표현식이 Null이 아니면 그 값을 사용하고, Null이면 오른쪽의 기본값을 사용합니다. Null일 경우의 대체 값을 지정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val name: String? = null
val displayName = name ?: "Guest" // name이 null이므로 "Guest"를 사용
println(displayName) // 출력: Guest

// ?. 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강력해집니다.
val user: User? = findUserById(1)
val userCity = user?.address?.city ?: "Unknown City"
println(userCity) // user나 address가 null이더라도 "Unknown City"가 출력되어 NPE가 발생하지 않음

Non-null 단언 연산자 (Non-null Assertion Operator): `!!`

개발자가 해당 변수가 절대 Null이 아님을 확신할 때 사용합니다. 컴파일러에게 "이 변수는 절대 Null이 아니니 그냥 실행해 줘"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런타임에 해당 변수가 Null이라면, 코틀린판 NPE인 KotlinNullPointerException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 연산자는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을 지양해야 합니다.

주의: !! 연산자는 Null 안전성이라는 코틀린의 가장 큰 장점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자바 코드와 상호 운용하거나, 로직상 Null이 될 수 없음이 100% 보장되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자바에서 Optional을 사용하여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코틀린의 Null 안전성은 언어 자체에 내장되어 있어 훨씬 더 자연스럽고 강제성이 있으며 코드 가독성을 해치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버그 하나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 모델링 단계부터 Null의 가능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설계하도록 유도하여 소프트웨어 전체의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킵니다.

현직 풀스택 개발자

2. 코드 다이어트의 정석: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제거

자바는 강력하지만 장황합니다(verbose). 특히 데이터 전달을 위한 DTO(Data Transfer Object)나 VO(Value Object)를 만들 때마다 반복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getter`, `setter`, `equals()`, `hashCode()`, `toString()` 메서드들은 개발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코드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Lombok과 같은 라이브러리가 일부 해결해주지만, 근본적인 언어의 특성은 아닙니다. 코틀린은 이러한 보일러플레이트 코드를 언어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데이터 클래스 (Data Classes)

단 한 줄의 코드로 자바의 수십 줄짜리 DTO 클래스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data` 키워드를 클래스 앞에 붙이기만 하면, 컴파일러가 주 생성자에 선언된 프로퍼티들을 기반으로 다음 메서드들을 자동으로 생성해줍니다.

  • `equals()` / `hashCode()` 쌍
  • `toString()` (예: "User(name=John, age=30)")
  • `componentN()` 함수들 (구조 분해 할당에 사용)
  • `copy()` 메서드 (객체의 일부 프로퍼티만 변경하여 새로운 객체를 생성)
Java (with Lombok) Kotlin

// User.java
import lombok.Data;
import lombok.AllArgsConstructor;
import lombok.NoArgsConstructor;

@Data
@NoArgsConstructor
@AllArgsConstructor
public class User {
    private String name;
    private int age;
    private String email;
}

// User.kt
data class User(
    val name: String, 
    val age: Int,
    val email: String?
)

코틀린 코드가 훨씬 간결하고, 프로퍼티의 불변성(`val`)과 가변성(`var`), Nullable 여부(`?`)를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copy()` 메서드는 불변 객체를 다룰 때 매우 유용합니다.


val user1 = User("Alice", 25, "alice@example.com")

// user1의 age만 변경된 새로운 객체 생성
val user2 = user1.copy(age = 26)

println(user1) // User(name=Alice, age=25, email=alice@example.com)
println(user2) // User(name=Alice, age=26, email=alice@example.com)

더 스마트한 언어 기능들

  • 타입 추론 (Type Inference): 변수 선언 시 타입을 명시하지 않아도 컴파일러가 초기값을 보고 타입을 추론합니다. 코드를 간결하게 유지해 줍니다.
    
    val name = "Kotlin" // String으로 추론
    val version = 1.9 // Int로 추론
    val features = listOf("Null Safety", "Coroutines") // List<String>으로 추론
            
  • 문자열 템플릿 (String Templates): 자바의 `+` 연산자나 `String.format()` 없이도 변수를 문자열에 쉽게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val userName = "Bob"
    val message = "Hello, $userName!" // 간단한 변수
    val email = "User $userName's email is ${user.email}" // 표현식
    println(message) // Hello, Bob!
            
  • 기본 인자 및 명명된 인자 (Default and Named Arguments): 메서드나 생성자 파라미터에 기본값을 지정할 수 있어 자바의 메서드 오버로딩을 상당 부분 대체합니다. 또한, 함수 호출 시 인자의 순서 대신 이름을 명시하여 가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fun sendEmail(to: String, subject: String, body: String, isHtml: Boolean = false) {
        // ... 이메일 전송 로직
    }
    
    // 기본 인자 사용
    sendEmail("test@test.com", "Hello", "This is a test.") 
    
    // 명명된 인자를 사용하여 순서를 바꾸거나 특정 인자만 지정
    sendEmail(
        subject = "Important Update",
        to = "admin@mycorp.com",
        body = "Please check the new policy."
    )
            

이러한 기능들은 단순히 타이핑을 줄여주는 것을 넘어, 개발자가 비즈니스 로직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코드의 양이 줄어들면 가독성이 높아지고, 유지보수 비용 또한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3. 복잡한 비동기 처리의 해답: 코루틴 (Coroutines)

현대 애플리케이션에서 비동기 프로그래밍은 필수입니다. 네트워크 요청, 데이터베이스 접근, 대용량 파일 처리 등 블로킹(Blocking)될 수 있는 작업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사용자 경험과 시스템 성능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자바에서는 전통적으로 `Thread`를 직접 다루거나, `ExecutorService`, `Future`, `CompletableFuture`를 사용해왔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AsyncTask`나 `RxJava`와 같은 라이브러리에 의존했습니다. 이러한 방식들은 강력하지만 코드가 복잡해지고, 콜백 지옥(Callback Hell)에 빠지기 쉬우며, 에러 처리와 취소가 어렵다는 공통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코틀린 코루틴은 이러한 비동기 프로그래밍의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코루틴은 '경량 스레드(Light-weight Thread)'라고 불리며, 비동기 코드를 마치 동기 코드처럼 순차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해줍니다. 복잡한 콜백 구조 없이도 말이죠.

코루틴의 핵심 개념

  • `suspend` 함수 (Suspending Functions): `suspend` 키워드가 붙은 함수는 코루틴 내에서 실행될 수 있으며, 중간에 작업을 '일시 중단(suspend)'하고 나중에 다시 '재개(resume)'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스레드를 블로킹하지 않으면서 오래 걸리는 작업을 기다릴 수 있게 해줍니다.
  • 구조화된 동시성 (Structured Concurrency): 코루틴은 항상 특정 스코프(`CoroutineScope`) 내에서 실행됩니다. 부모 스코프가 취소되면 모든 자식 코루틴도 함께 취소되어 리소스 누수나 좀비 프로세스의 발생을 방지합니다. 이는 비동기 작업의 생명주기를 관리하는 것을 매우 쉽게 만듭니다.

예시: 네트워크 요청 후 UI 업데이트

사용자 프로필을 가져와서 화면에 표시하는 간단한 시나리오를 자바(CompletableFuture)와 코틀린(코루틴)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Java (CompletableFuture) Kotlin (Coroutines)

public CompletableFuture<Void> fetchAndShowUser(int userId) {
    return fetchUserApi(userId)
        .thenApply(userJson -> parseUser(userJson))
        .thenAccept(user -> {
            // UI 스레드에서 실행해야 함
            updateUi(user);
        })
        .exceptionally(error -> {
            // 에러 처리
            showError(error);
            return null;
        });
}

// 이 코드는 스레드 전환, 에러 처리 등에서 복잡성이 증가합니다.

// ViewModelScope는 안드로이드 AAC에서 제공하는 CoroutineScope
fun fetchAndShowUser(userId: Int) {
    viewModelScope.launch {
        try {
            // IO 스레드에서 네트워크 요청
            val user = withContext(Dispatchers.IO) {
                fetchUserApi(userId) // suspend 함수
            }
            // Main 스레드로 돌아와서 UI 업데이트
            updateUi(user)
        } catch (e: Exception) {
            // 직관적인 try-catch로 에러 처리
            showError(e)
        }
    }
}

코틀린 코드는 동기 코드처럼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try-catch` 구문으로 예외를 처리하는 방식도 매우 직관적입니다. 스레드를 전환하는 `withContext`는 코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백그라운드 작업과 UI 업데이트를 명확하게 분리해줍니다.

코루틴은 단순히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Spring WebFlux와 같은 리액티브 백엔드 프레임워크와 결합될 때도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적은 수의 스레드로 수많은 동시 요청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시스템 리소스를 극적으로 아낄 수 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 비용 절감으로 직접 이어집니다.

4. 100% 상호운용성: 기존 자바 자산을 그대로

새로운 언어를 도입할 때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기존 코드베이스와의 호환성입니다. 수백만 라인의 자바 코드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새로운 언어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코틀린은 완벽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코틀린은 JVM 위에서 동작하며, 자바 바이트코드로 컴파일됩니다. 이는 코틀린이 자바와 100% 상호운용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작업이 가능합니다.

  • 코틀린 코드에서 자바 클래스를 마치 코틀린 클래스처럼 자연스럽게 호출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자바 코드에서 코틀린 클래스와 함수를 호출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어노테이션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 자바(.java) 파일과 코틀린(.kt) 파일을 공존시킬 수 있습니다. (예: Gradle, Maven 프로젝트)
  • 기존의 모든 자바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Spring, Hibernate, Jackson 등)를 코틀린 프로젝트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틀린과 자바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

점진적인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거대한 자바 기반의 Spring Boot 프로젝트가 있다면,

  1. 새로 작성하는 테스트 코드부터 코틀린으로 작성해봅니다.
  2. 새로운 기능이나 작은 도메인의 DTO 클래스들을 코틀린 데이터 클래스로 전환합니다.
  3. 기존 자바 서비스 클래스에서 새로 만든 코틀린 DTO와 로직을 호출하여 연동합니다.
  4. IntelliJ IDEA나 Android Studio에서 제공하는 'Java to Kotlin Converter' 기능을 활용하여 기존 자바 파일을 자동으로 변환하고, 리팩토링합니다. (자동 변환 결과는 100% 완벽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코드 리뷰가 필요합니다.)
리스크 없는 도입: 이러한 100% 상호운용성 덕분에, 코틀린 도입은 'All or Nothing'의 위험한 선택이 아닙니다. 프로젝트의 가장 작은 부분부터 안전하게 적용하며 팀의 학습 곡선에 맞춰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 전환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 Java: Person.java
public class Person {
    private final String name;

    public Person(String name) {
        this.name = name;
    }

    public String getName() {
        return name;
    }
}

// Kotlin: Greeter.kt
class Greeter {
    fun sayHello(person: Person) { // 자바 클래스 Person을 파라미터로 받음
        println("Hello, ${person.name}!") // person.name으로 getter를 프로퍼티처럼 접근
    }
}

// 메인 함수
fun main() {
    val person = Person("Java Developer") // 자바 객체 생성
    val greeter = Greeter()
    greeter.sayHello(person) // "Hello, Java Developer!" 출력
}

위 예시처럼 코틀린은 자바 클래스의 getter/setter를 프로퍼티 접근 방식으로 매끄럽게 처리해주는 등, 상호운용을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5. 기존 클래스에 날개 달기: 확장 함수 (Extension Functions)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특정 클래스에 유틸리티성 기능을 추가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String` 클래스에 이메일 형식을 검증하는 메서드를 추가하고 싶다고 가정해 봅시다. 자바에서는 상속을 통해 클래스를 확장하거나, `ValidationUtils.isEmail(str)`과 같은 정적 유틸리티 클래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자는 상속이 불가능한 `final` 클래스(예: `String`)에는 적용할 수 없고, 후자는 코드의 가독성을 떨어뜨립니다 (`str.isEmail()` 처럼 객체지향적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코틀린의 확장 함수는 이 문제를 우아하게 해결합니다. 상속이나 디자인 패턴을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 클래스에 새로운 함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마치 원래 그 클래스에 있던 멤버 함수처럼 호출할 수 있게 됩니다.


// String 클래스에 toIntOrZero 함수를 추가
fun String.toIntOrZero(): Int {
    return this.toIntOrNull() ?: 0
}

// 사용 예시
val numberString = "123"
val nonNumberString = "abc"

println(numberString.toIntOrZero()) // 출력: 123
println(nonNumberString.toIntOrZero()) // 출력: 0

위 코드에서 `String.toIntOrZero()`는 `String` 클래스 내부에 선언된 함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String` 객체에서 바로 호출할 수 있습니다. `this` 키워드는 수신 객체(receiver object), 즉 함수를 호출한 `String` 인스턴스를 가리킵니다. 이는 우리가 직접 수정할 수 없는 라이브러리 클래스나 JDK 클래스에 필요한 기능을 추가할 때 특히 강력합니다.

자바 유틸리티 클래스와의 비교

Java (Static Utility Method) Kotlin (Extension Function)

// StringUtils.java
public class StringUtils {
    public static String capitalizeFirstLetter(String s) {
        if (s == null || s.isEmpty()) {
            return s;
        }
        return s.substring(0, 1).toUpperCase() + s.substring(1);
    }
}

// 사용
String name = "kotlin";
String capitalized = StringUtils.capitalizeFirstLetter(name);

// StringExtensions.kt
fun String.capitalizeFirstLetter(): String {
    if (this.isEmpty()) return this
    return this.substring(0, 1).toUpperCase() + this.substring(1)
}

// 사용
val name = "kotlin"
val capitalized = name.capitalizeFirstLetter() // 객체지향적이고 읽기 쉬움

코틀린의 방식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코드의 가독성을 높여줍니다. 개발자는 IDE의 자동완성 기능을 통해 마치 `String` 클래스의 내장 함수처럼 확장 함수를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6. 그 외의 강력한 무기들: 코틀린의 표현력

지금까지 살펴본 주요 특징 외에도 코틀린은 자바에 비해 개발자의 표현력과 생산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언어적 장치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마트 캐스트 (Smart Casts)

is 키워드로 타입 체크를 하고 나면, 해당 블록 안에서는 컴파일러가 자동으로 해당 타입으로 형 변환(casting)을 해줍니다. 불필요한 명시적 캐스팅 코드를 제거하여 코드를 깔끔하게 만듭니다.


fun process(obj: Any) {
    if (obj is String) {
        // 이 블록 안에서 obj는 자동으로 String 타입으로 취급됨
        println("The length is ${obj.length}") 
    }
}
// 자바라면: if (obj instanceof String) { String s = (String) obj; ... }

Sealed 클래스

상속을 특정 하위 클래스들로만 제한하는 기능입니다. 이는 `when` 표현식과 함께 사용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특정 상태 집합을 모델링하는 데 이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API 요청의 상태를 `Loading`, `Success`, `Error`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컴파일러는 `when`에서 모든 하위 클래스를 처리했는지 검사하여 실수를 방지합니다.


sealed class UiState {
    object Loading : UiState()
    data class Success(val data: List<String>) : UiState()
    data class Error(val message: String) : UiState()
}

fun handleState(state: UiState) = when (state) {
    is UiState.Loading -> showProgressBar()
    is UiState.Success -> showData(state.data)
    is UiState.Error -> showErrorDialog(state.message)
    // 'else'가 필요 없음. 컴파일러가 모든 케이스를 확인.
}

이는 자바의 enum보다 훨씬 더 유연하며, 각 상태가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가질 수 있게 해줍니다.

스코프 함수 (Scope Functions: `let`, `run`, `with`, `apply`, `also`)

특정 객체의 컨텍스트 내에서 코드 블록을 실행하는 5가지 함수를 제공합니다. 이 함수들은 객체 초기화, Nullable 객체의 안전한 처리, 코드의 흐름을 더 명확하게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apply`는 객체 생성과 동시에 프로퍼티를 설정하는 데 자주 사용됩니다.


val user = User().apply {
    name = "Michael"
    age = 40
    email = "michael@example.com"
}
// 자바의 빌더 패턴(Builder Pattern)을 언어 기능으로 대체하는 효과

이러한 함수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코드가 더 간결하고 함수형 프로그래밍 스타일을 따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결론: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지금까지 자바와 비교하여 코틀린이 가지는 여러 결정적인 장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징 자바의 문제점 코틀린의 해결책 기대 효과
Null 안전성 런타임 NullPointerException 컴파일 타임 Null 체크 강제 (Nullable/Non-nullable 타입) 애플리케이션 안정성 극대화
간결성 과도한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DTO, getter/setter) 데이터 클래스, 타입 추론, 스마트 캐스트 생산성 향상, 가독성 증가, 유지보수 비용 감소
동시성 복잡하고 어려운 비동기 처리 (Callback Hell) 코루틴 (구조화된 동시성) 비동기 코드 단순화, 시스템 리소스 효율화
상호운용성 새 언어 도입 시 기존 코드 활용의 어려움 자바와 100% 상호운용 점진적이고 리스크 없는 기술 전환 가능
확장성 상속/유틸리티 클래스를 통한 제한적 기능 확장 확장 함수 코드의 재사용성 및 가독성 향상

물론 코틀린이 만능은 아닙니다. 팀에 새로운 학습 곡선이 발생하고, 자바에 비해 아직은 커뮤니티의 규모가 작으며, 특정 엣지 케이스에서는 빌드 속도가 조금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코틀린이 제공하는 압도적인 생산성, 안정성, 그리고 코드의 표현력 향상이라는 장점에 비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입니다.

풀스택 개발자로서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코틀린은 단순히 '더 나은 자바'가 아닙니다. 이는 개발자가 더 안전하고, 더 간결하며, 더 즐겁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돕는 현대적인 도구입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는 이미 대세가 되었고, Spring 5 이상에서 코틀린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면서 서버사이드 개발에서도 그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여전히 자바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자라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부터 시작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테스트 코드부터 코틀린으로 작성해 보세요. IntelliJ의 자동 변환 기능은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될 것입니다. 한번 코틀린의 간결함과 강력함에 익숙해지면, 다시 자바의 장황한 코드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코틀린으로의 전환은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최고의 투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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