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웹 애플리케이션의 아키텍처는 과거의 모놀리식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배포하고 확장할 수 있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와 클라이언트 측 렌더링을 담당하는 단일 페이지 애플리케이션(SPA)의 조합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산 환경에서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권한을 관리하는 인증(Authentication) 및 인가(Authorization) 메커니즘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세션 기반 인증 방식은 서버가 각 사용자의 세션 상태를 메모리나 별도의 저장소에 유지해야 하므로, 서버의 수평적 확장이 어렵고 여러 서비스 간에 인증 정보를 공유하기 번거롭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JSON Web Token, 즉 JWT가 강력한 대안으로 등장했습니다.
JWT는 인증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자체적으로 포함하는 '자가 수용적(self-contained)' 토큰으로, 서버가 클라이언트의 상태를 저장할 필요가 없는 '상태 비저장(stateless)' 아키텍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서버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도메인과 플랫폼에 걸쳐 있는 서비스들이 원활하게 인증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JWT의 강력함은 그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로 합니다. 잘못 사용된 JWT는 오히려 심각한 보안 취약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JWT의 내부 구조를 상세히 분해하여 작동 원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분산 시스템 환경에서 어떻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인증 아키텍처를 설계할 수 있는지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합니다.
1. JWT의 본질과 해부학적 구조
JWT는 단순히 암호화된 문자열이 아니라, 명확한 구조와 규칙을 가진 데이터 객체입니다. RFC 7519 표준으로 정의된 JWT는 세 개의 독립적인 부분으로 구성되며, 각 부분은 점(.
)으로 구분됩니다. 이 세 부분은 각각 헤더(Header), 페이로드(Payload), 그리고 서명(Signature)입니다.
eyJhbGciOiJIUzI1NiIsInR5cCI6IkpXVCJ9.eyJzdWIiOiIxMjM0NTY3ODkwIiwibmFtZSI6IkpvaG4gRG9lIiwiaWF0IjoxNTE2MjM5MDIyfQ.SflKxwRJSMeKKF2QT4fwpMeJf36POk6yJV_adQssw5c
위 예시에서 첫 번째 부분은 헤더, 두 번째는 페이로드, 세 번째는 서명에 해당합니다. 각 부분은 Base64Url 인코딩이라는 안전한 URL 전송을 위한 인코딩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제 각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1. 헤더 (Header): 토큰의 메타데이터
헤더는 토큰 자체를 설명하는 메타데이터를 담고 있는 JSON 객체입니다. 여기에는 주로 두 가지 정보가 포함됩니다.
alg
(Algorithm): 서명을 생성하는 데 사용된 알고리즘을 지정합니다. 이는 토큰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입니다. 대표적인 알고리즘으로는 HMAC 기반의HS256
(HMAC using SHA-256)과 RSA 또는 ECDSA 같은 공개키/개인키 쌍을 사용하는RS256
,ES256
등이 있습니다. 어떤 알고리즘을 선택하느냐는 시스템 아키텍처와 보안 요구사항에 따라 달라집니다.typ
(Type): 토큰의 타입을 지정하며, 일반적으로"JWT"
로 고정됩니다.
예를 들어, 헤더의 원본 JSON은 다음과 같습니다.
{
"alg": "HS256",
"typ": "JWT"
}
이 JSON 객체는 Base64Url로 인코딩되어 JWT의 첫 번째 부분을 구성합니다.
1.2. 페이로드 (Payload): 실제 전달하려는 정보 (클레임)
페이로드는 토큰이 실제로 전달하고자 하는 데이터, 즉 클레임(Claim)의 집합을 담고 있는 JSON 객체입니다. 클레임은 사용자의 신원 정보, 권한, 토큰의 속성 등 다양한 정보를 나타내는 키-값 쌍입니다. 클레임은 세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 등록된 클레임 (Registered Claims): JWT 표준에 의해 미리 정의된 클레임들로, 필수는 아니지만 상호운용성을 위해 사용이 권장됩니다.
iss
(Issuer): 토큰 발급자를 나타냅니다. (예: "https://auth.example.com")sub
(Subject): 토큰의 주체, 즉 사용자의 고유 식별자를 나타냅니다.aud
(Audience): 토큰의 수신자를 나타냅니다. 토큰을 처리해야 하는 서버를 지정할 때 사용됩니다.exp
(Expiration Time): 토큰의 만료 시간을 나타냅니다. NumericDate 형식(1970년 1월 1일 0시 0분 0초 UTC로부터의 초)으로 지정되며, 이 시간이 지나면 토큰은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보안상 가장 중요한 클레임 중 하나입니다.nbf
(Not Before):exp
와 반대로, 토큰이 유효해지기 시작하는 시간을 지정합니다. 이 시간 이전에는 토큰이 처리되어서는 안 됩니다.iat
(Issued At): 토큰이 발급된 시간을 나타냅니다.jti
(JWT ID): 토큰의 고유 식별자로, 주로 일회성 토큰(예: 재전송 공격 방지)에 사용됩니다.
- 공개 클레임 (Public Claims): JWT를 사용하는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정의할 수 있지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IANA JSON Web Token Registry에 등록되거나, URI 형태로 이름을 정의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비공개 클레임 (Private Claims): 토큰을 발급하는 서버와 수신하는 클라이언트(또는 서비스) 간에 협의 하에 사용하는 클레임입니다. 사용자 역할(role), 권한 수준(permission level) 등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정보를 담는 데 사용됩니다. (예:
{"role": "admin"}
)
중요한 경고: 페이로드는 헤더와 마찬가지로 Base64Url로 인코딩될 뿐, 암호화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누구나 디코딩하여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절대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 정보와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페이로드에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예시 페이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sub": "user-1234",
"name": "Alice",
"role": "editor",
"exp": 1678886400
}
이 JSON 객체 역시 Base64Url로 인코딩되어 JWT의 두 번째 부분을 이룹니다.
1.3. 서명 (Signature): 토큰의 무결성 보증
서명은 JWT의 가장 중요한 보안 장치입니다. 서명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 무결성 검증 (Integrity): 토큰이 전송 과정에서 제3자에 의해 변경되지 않았음을 보장합니다. 누군가 헤더나 페이로드의 내용을 1비트라도 변경한다면, 서명 검증은 실패하게 됩니다.
- 발급자 인증 (Authentication): 비대칭키 알고리즘(예: RS256)을 사용하는 경우, 서명은 개인키를 가진 발급자만이 해당 토큰을 생성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서명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생성됩니다.
SIGN(
base64UrlEncode(header) + '.' + base64UrlEncode(payload),
secretOrPrivateKey
)
즉, 인코딩된 헤더와 페이로드를 점(.
)으로 연결한 문자열을, 헤더에 명시된 알고리즘(alg
)과 지정된 비밀키(secret) 또는 개인키(private key)를 사용하여 해싱하거나 서명한 결과물입니다. 예를 들어, alg
가 HS256
이라면 HMAC-SHA256 알고리즘과 비밀키를 사용하고, RS256
이라면 RSA-SHA256 알고리즘과 개인키를 사용하여 서명을 생성합니다.
서버는 클라이언트로부터 JWT를 받으면, 동일한 방식으로 헤더와 페이로드를 가지고 서명을 다시 계산해봅니다. 그리고 자신이 계산한 서명과 토큰에 포함된 서명이 일치하는지 비교함으로써 토큰의 위변조 여부를 판단합니다.
2. JWT 인증의 전체 흐름: 상태 비저장 통신의 여정
JWT의 구조를 이해했다면, 이제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 인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과정은 클라이언트와 서버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 사용자 로그인 및 자격 증명 제출:
사용자는 웹사이트나 앱의 로그인 폼에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자격 증명을 입력하고, 이를 서버의 인증 엔드포인트(예:
/api/login
)로 전송합니다. - 서버의 자격 증명 검증 및 토큰 생성:
인증 서버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와 제출된 자격 증명을 비교하여 유효성을 검사합니다. 검증에 성공하면, 서버는 해당 사용자를 위한 JWT를 생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페이로드에 사용자의 고유 ID(
sub
), 역할(role
) 등의 정보를 포함시키고, 매우 중요한 만료 시간(exp
)을 설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버만 알고 있는 비밀키 또는 개인키를 사용하여 서명을 생성하고 완전한 JWT를 만듭니다. - 클라이언트에 토큰 전송:
서버는 생성된 JWT를 로그인 요청에 대한 응답 본문(response body)에 담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합니다.
- 클라이언트 측 토큰 저장:
클라이언트는 서버로부터 받은 JWT를 안전하게 저장해야 합니다. 저장 위치는 보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저장소 옵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메모리(변수): 브라우저 탭이 활성화된 동안에만 유효합니다. 페이지를 새로고침하면 사라지므로 사용자 경험이 저하될 수 있지만, XSS(Cross-Site Scripting) 공격으로부터는 가장 안전합니다. SPA에서 변수나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Redux, Vuex 등)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 LocalStorage/SessionStorage: JavaScript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XSS 공격에 취약합니다. 악의적인 스크립트가 실행되면 저장된 토큰을 탈취할 수 있습니다.
- HTTP-Only Cookie: JavaScript에서 접근할 수 없도록 설정된 쿠키입니다. XSS 공격으로부터 토큰을 보호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CSRF(Cross-Site Request Forgery) 공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예:
SameSite=Strict
또는SameSite=Lax
속성 사용, CSRF 토큰 병행)
- 보호된 리소스에 대한 후속 요청:
사용자가 로그인이 필요한 페이지나 데이터(보호된 리소스)를 요청할 때, 클라이언트는 저장해 둔 JWT를 HTTP 요청의
Authorization
헤더에 포함하여 서버로 전송합니다. 일반적으로 'Bearer' 스킴을 사용합니다.Authorization: Bearer <your_jwt_token>
- 서버의 토큰 검증:
요청을 받은 서버는 가장 먼저
Authorization
헤더에서 JWT를 추출합니다. 그 후 다음의 검증 절차를 순서대로 수행합니다.- 서명 검증: 서버는 자신이 가진 비밀키(또는 공개키)를 사용하여 수신된 토큰의 서명이 유효한지 확인합니다. 서명이 일치하지 않으면, 토큰이 위조되었거나 손상된 것으로 판단하고 즉시 요청을 거부(401 Unauthorized)합니다.
- 클레임 검증: 서명이 유효하다면, 서버는 페이로드의 등록된 클레임들을 검증합니다.
exp
클레임을 확인하여 토큰이 만료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필요에 따라
iss
,aud
클레임이 시스템에서 기대하는 값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 접근 허가 또는 거부:
모든 검증 절차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면, 서버는 토큰이 유효하다고 신뢰하고 페이로드에 담긴 사용자 정보(예: 사용자 ID, 역할)를 바탕으로 요청된 리소스에 대한 접근을 허가합니다. 만약 어느 한 단계라도 검증에 실패하면, 서버는 401 Unauthorized 또는 403 Forbidden 응답을 반환하여 접근을 거부합니다.
이 흐름의 핵심은 서버가 세션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요청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인증 정보를 담고 있으므로, 어떤 서버 인스턴스가 요청을 처리하든 상관없이 동일한 검증 로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JWT가 분산 시스템 환경에서의 확장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이유입니다.
3. JWT의 장점: 현대적 아키텍처를 위한 선택
JWT가 널리 채택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현대적인 웹 서비스가 직면한 여러 과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3.1. 상태 비저장(Stateless) 아키텍처와 뛰어난 확장성
전통적인 세션 기반 인증에서는 서버가 모든 활성 사용자의 세션 정보를 메모리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늘어나고 서버를 여러 대로 확장(스케일 아웃)할 경우, 모든 서버가 이 세션 저장소에 접근해야 하므로 세션 클러스터링이나 Sticky Session과 같은 복잡한 설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시스템의 복잡도를 높이고 확장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JWT는 서버가 클라이언트의 상태를 저장하지 않는 '상태 비저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인증 정보는 전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소유한 토큰에 포함되어 있으며, 서버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토큰의 유효성만 검증하면 됩니다. 따라서 서버는 상태 관리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며, 부하 분산을 위해 서버 인스턴스를 추가하는 수평적 확장이 매우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3.2. 자가 수용성(Self-contained)과 효율성
JWT는 그 자체로 사용자 식별, 권한 부여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토큰 페이로드에 사용자 ID, 역할, 접근 가능한 리소스 범위 등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덕분에 서버는 보호된 리소스에 대한 요청을 받을 때마다 사용자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데이터베이스 부하가 많은 시스템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사용자가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매번 DB를 쿼리하는 대신, 유효성이 검증된 토큰의 {"role": "admin"}
클레임을 읽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3.3. 마이크로서비스 및 교차 도메인 환경에서의 유연성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여러 개의 작은 서비스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JWT는 이러한 환경에서 빛을 발합니다. 중앙의 인증 서비스(Authentication Service)가 JWT를 발급하면, 다른 모든 마이크로서비스들은 각자 토큰의 서명을 검증하여 사용자를 인증하고 인가 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 대칭키(HMAC) 방식: 모든 서비스가 동일한 비밀키를 공유하여 서명을 검증합니다. 구현이 간단하지만, 비밀키가 유출될 경우 모든 시스템이 위험에 노출됩니다.
- 비대칭키(RSA/ECDSA) 방식: 인증 서비스만 개인키를 가지고 토큰에 서명하고, 나머지 서비스들은 공개키를 사용하여 서명을 검증합니다. 이 방식은 각 서비스가 서명 생성 능력을 가질 필요가 없으므로 더 안전하고 중앙 집중적인 통제가 가능합니다.
또한, JWT는 HTTP 헤더를 통해 전달되므로 쿠키의 동일 출처 정책(Same-Origin Policy)과 관련된 CORS(Cross-Origin Resource Sharing)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api.example.com
에서 발급받은 토큰을 사용하여 data.example.com
의 리소스에 접근하는 시나리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4. JWT의 함정과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보안 문제
JWT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특성상 몇 가지 중요한 단점과 보안적 고려사항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사용하면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4.1. 토큰 크기와 네트워크 오버헤드
JWT는 세션 ID와 달리 헤더와 페이로드에 담긴 정보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기가 큽니다. 페이로드에 많은 클레임을 추가할수록 토큰의 크기는 비례하여 커집니다. 이렇게 커진 토큰은 모든 요청마다 HTTP 헤더에 포함되어 전송되므로, 네트워크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환경이나 대역폭이 제한된 네트워크에서는 성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페이로드에는 필수적인 최소한의 정보만 담는 것이 좋습니다.
4.2. 토큰 폐기의 어려움
JWT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바로 '상태 비저장' 특성에서 비롯되는 토큰 폐기의 어려움입니다. 한번 발급된 JWT는 만료 시간(exp
)이 되기 전까지 유효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로그아웃을 하거나, 관리자가 특정 사용자의 세션을 강제로 종료시키거나, 혹은 토큰이 탈취되었을 경우, 해당 토큰을 즉시 무효화할 방법이 기본적으로는 없습니다. 공격자는 탈취한 토큰을 만료 시간까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이 사용되지만, 이는 JWT의 '상태 비저장'이라는 핵심 장점을 일부 희생하는 방식입니다.
- 토큰 블랙리스트(Denylist) 구현: 무효화해야 할 토큰의 ID(
jti
)나 정보를 서버 측의 저장소(예: Redis, Memcached)에 목록으로 관리합니다. 서버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토큰이 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상태를 다시 서버 측에서 관리하게 되는 것이므로, 순수한 상태 비저장 아키텍처는 아니게 됩니다. - 짧은 만료 시간 설정: 토큰의 유효 기간을 매우 짧게(예: 5분~15분) 설정하여 탈취되더라도 위험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사용자는 매우 자주 재인증을 해야 하므로 사용자 경험(UX)이 크게 저하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가장 표준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바로 '리프레시 토큰' 패턴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5. 보안 강화를 위한 JWT 활용 전략: 리프레시 토큰(Refresh Token) 패턴
리프레시 토큰 패턴은 JWT의 보안성과 사용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핵심적인 설계 패턴입니다. 이 패턴은 두 종류의 토큰을 사용하여 앞서 언급된 토큰 폐기 문제를 우아하게 해결합니다.
5.1. 두 가지 토큰: 액세스 토큰과 리프레시 토큰
- 액세스 토큰 (Access Token):
- 목적: 보호된 리소스에 접근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페이로드에 사용자 권한과 같은 정보를 포함합니다.
- 생명 주기: 매우 짧습니다. 보안 요구사항에 따라 5분에서 30분 사이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저장 위치: XSS 공격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JavaScript에서 접근이 필요한 경우 메모리(애플리케이션 상태 변수)에 저장합니다.
- 탈취 시 위험: 생명 주기가 짧기 때문에 탈취되더라도 공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 리프레시 토큰 (Refresh Token):
- 목적: 오직 새로운 액세스 토큰을 발급받는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 생명 주기: 깁니다. 7일, 30일 또는 그 이상으로 설정하여 사용자가 자주 로그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합니다.
- 저장 위치: 매우 안전하게 보관되어야 합니다. JavaScript에서 절대 접근할 수 없도록 HTTP-Only 속성이 부여된 보안 쿠키(Secure Cookie)에 저장하는 것이 가장 권장되는 방식입니다.
- 탈취 시 위험: 탈취될 경우 장기간 사용자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셈이므로, 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5.2. 리프레시 토큰 패턴의 인증 흐름
- 최초 로그인: 사용자가 로그인에 성공하면, 서버는 액세스 토큰과 리프레시 토큰을 모두 발급합니다. 액세스 토큰은 응답 본문으로, 리프레시 토큰은 HTTP-Only 쿠키로 클라이언트에게 전송됩니다.
- API 요청: 클라이언트는 메모리에 저장된 액세스 토큰을
Authorization
헤더에 담아 API를 요청합니다. - 액세스 토큰 만료: 짧은 생명 주기를 가진 액세스 토큰이 만료되면, 서버는 401 Unauthorized 에러를 반환합니다.
- 자동 토큰 재발급 요청: 클라이언트의 API 요청 로직(예: Axios Interceptor)은 401 에러를 감지하고, 별도의 토큰 재발급 엔드포인트(예:
/api/refresh
)로 요청을 보냅니다. 이때, 브라우저는 자동으로 HTTP-Only 쿠키에 저장된 리프레시 토큰을 요청에 포함시켜 전송합니다. - 서버의 리프레시 토큰 검증 및 재발급: 재발급 요청을 받은 서버는 리프레시 토큰을 검증합니다. 이때 서버는 데이터베이스나 캐시에 저장된 유효한 리프레시 토큰 목록과 대조하여 해당 토큰이 폐기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검증이 성공하면, 새로운 액세스 토큰을 발급하여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합니다. (선택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리프레시 토큰을 발급하여 기존 것을 교체하는 '리프레시 토큰 로테이션'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원래 요청 재시도: 클라이언트는 새로 발급받은 액세스 토큰으로 이전에 실패했던 API 요청을 자동으로 재시도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사용자는 액세스 토큰이 만료되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며, 끊김 없는 서비스 이용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서버는 언제든지 특정 사용자의 리프레시 토큰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함으로써 해당 사용자의 세션을 즉시 무효화(로그아웃 처리)할 수 있게 되어, JWT의 가장 큰 단점인 '토큰 폐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합니다.
6. JWT 구현 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방지책
JWT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흔한 실수를 인지하고 이를 피해야 합니다.
- 취약한 비밀키 사용: HMAC 알고리즘(HS256 등)에서 비밀키는 토큰의 보안을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secret"
,"password"
와 같이 추측하기 쉬운 키를 사용하거나 코드에 하드코딩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비밀키는 충분히 길고 복잡한 랜덤 문자열로 생성해야 하며, 환경 변수나 보안 관리 도구(예: AWS Secrets Manager, HashiCorp Vault)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alg: none
취약점 방치: 과거 일부 JWT 라이브러리에서는 헤더의alg
를"none"
으로 설정하면 서명 검증을 건너뛰는 취약점이 있었습니다. 공격자는 서명을 제거하고alg
를"none"
으로 조작하여 유효한 토큰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의 라이브러리는 대부분 이 문제를 해결했지만, 서버 측에서는 반드시 허용할 알고리즘 목록(예:["RS256"]
)을 명시적으로 지정하여 예상치 못한 알고리즘이 사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클레임 검증 소홀: 서명 검증에만 성공했다고 해서 토큰을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exp
클레임을 확인하여 토큰이 만료되지 않았는지 검사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서비스가 통신하는 환경이라면iss
(발급자)와aud
(수신자) 클레임을 검증하여 올바른 주체로부터 발급되어 올바른 대상을 위한 토큰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 민감 정보 페이로드 저장: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페이로드는 암호화되지 않습니다. 사용자 비밀번호, 개인 식별 정보, 금융 정보 등은 절대 페이로드에 담아서는 안됩니다. 만약 페이로드 내용의 기밀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면, JWT 대신 JWE(JSON Web Encryption) 표준을 사용하거나, 필요한 데이터를 서버 간 통신을 통해 조회해야 합니다.
결론: 책임감 있는 JWT 활용
JSON Web Token은 의심할 여지 없이 현대적인 분산 시스템과 상태 비저장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강력하고 유연한 인증 표준입니다. 서버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마이크로서비스 간의 원활한 통신을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관된 인증 경험을 제공합니다. JWT의 자가 수용적 특성은 불필요한 데이터베이스 조회를 줄여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함은 개발자에게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합니다. JWT는 보안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그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토큰 탈취에 대비한 짧은 만료 기간 설정, 토큰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프레시 토큰 패턴의 도입, 강력한 비밀키 관리, 철저한 클레임 검증, 그리고 민감 정보 노출 방지 등은 안전한 JWT 기반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들입니다.
결론적으로, JWT는 하나의 잘 설계된 도구입니다. 이 도구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 원리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현재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특성과 보안 요구사항에 맞춰 신중하게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올바르게 구현된 JWT는 안전하고, 확장 가능하며, 효율적인 인증 시스템의 견고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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